2013년 8월 15일 목요일

배움에는 끝이 없다.

남송(南宋)의 대신(大臣) 장구성(張九成)은 강직하고 충성심이 강한 인물이었다. 그는 늘 나라를 위해 힘써 일했고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았다.

그는 궁궐 내에서 권력투쟁이나 일삼고 암암리에 농간을 부리는 소인배들을 몹시 미워했다. 그는 늘 바른 말을 했고 당시 실권을 쥐고 있던 간신 진회(秦檜)에게 반대했다는 이유로 조정에서 쫓겨나 남안군(南安郡)으로 유배되었다. 

비록 몸은 멀리 쫓겨났으나 그는 언젠가는 반드시 조정에 돌아가 충성을 다하리라 확신했다. 때문에 매일 날이 밝자마자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책을 읽었다. 워낙 책에 빠져 있다 보니 밥을 먹을 때도 아내가 여러 번 독촉한 후에야 비로소 식사를 했다. 

한번은 그를 이해하지 못한 아내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얼마 안 있으면 오십이 될 양반이, 조정에 있는 것도 아닌데, 책은 읽어 뭐하시게요?” 

그러자 장구성은 부드럽고 인내심 있게 알려주었다. “배움에는 끝이 없고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소. 장차 폐하께 충성을 다하고 백성들을 위해 헌신하자면 배움이 없이 어찌 큰 그릇이 될 수 있겠소?”

그는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쉼 없이 학습했고 해이해지거나 나태해지지 않았다. 이렇게 14년이 지난 어느 날 조정에서 파견한 남안군 태수가 장구성을 만나러 왔다. 태수가 장구성의 서재에 가보니 책상 아래에 깊은 발자국이 나 있었다. 의아하게 여긴 태수가 그 까닭을 묻자 옆에 있던 장구성의 아내가 대답했다. “저 양반이 매일 같이 이곳에서 책을 읽었는데 시간이 오래 되자 이렇게 발자국이 남았습니다.” 

이 말을 들은 태수는 깊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려 14년이란 오랜 세월동안 조정에서 쫓겨나 유배된 와중에도 배움에 게을리 하지 않고 정진하는 장구성의 모습에 태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장구성은 다시 조정에 돌아왔다. 그를 만난 많은 대신들은 그의 학문이 전보다 크게 진보했고 박학다재(博學多才)함을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사람이 살다보면 누구나 어려운 역경에 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대체로 큰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역경에 굴복하지 않고 이를 자신에 대한 채찍질로 여겨 더욱 정진한다. 사실 어려움과 역경 앞에서 하늘을 탓하고 사회를 탓하며 남을 탓하는 사람은 스스로 역경을 인정하고 그것에 굴복하는 것이다. 역경 앞에서 남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부족함을 찾아 보완할 수 있는 사람만이 역경을 넘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맹자는 일찍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늘이 누군가에게 중대한 임무를 맡기려고 할 때는 반드시 그들의 마음을 괴롭게 하고, 그들의 근육을 수고스럽게 하며, 그들의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 몸에 가진 것이 없게 해서 그들이 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게 한다. 이는 마음을 분발하게 하고 성질을 참게 하여, 그들이 할 수 없었던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함이다. 사람은 대체로 잘못을 범한 뒤라야 고칠 수 있고, 번민과 고뇌가 얼굴과 목소리에 나타난 뒤라야 해결 방법을 깨닫게 된다.” 

만약 지금 혹시라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있다면 맹자의 위 말을 되새겨 하늘이 자신에게 어떤 중대한 임무를 주시려 하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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